큰가시고기의 번식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수컷 큰가시고기는 집을 짓기 시작해요. 알을 낳으려면 집이 있어야 하잖아요. 알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지어야 해요. 수컷은 먼저 물이 잔잔히 흐르는 강바닥을 골라요. 물살이 너무 세면 알이 떠내려 갈 수도 있고, 물이 괴어 있으면 알이 썩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잘 골라야 하지요. 집을 지을 곳을 정하면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입으로 물어 다른 곳에 옮기면서 구덩이를 파요. 입으로는 끈끈한 액을 뱉어 구덩이 안의 모래 알갱이가 서로 달라붙게 하지요.
수컷 큰가시고기는 매우 훌륭하고 꼼꼼한 건축가예요. 집을 짓는 내내 암컷이 들어가기에 적당한지, 스스로 집 안을 드나들면서 크기를 정하기도 해요. 적당한 크기의 입구를 내기 위해 자기 몸을 집어넣어 보며 가늠하는 것이지요.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집을 짓는다고 할 수 있답니다. 그러고는 물풀의 줄기와 뿌리 같은 것들을 물고 와서 구덩이에 쌓아요. 여기에 다시 액을 뱉어 물고 온 것들을 단단히 이어 붙여서 지붕을 만든답니다. 이때쯤 되면 큰가시고기들은 몸의 빛깔과 모양이 바뀌지요. 수컷은 눈이 파랗게 변하고 등 쪽은 푸른색, 배는 붉은색으로 몸 빛깔이 화려해져요. 집을 다 지은 수컷은 이제 암컷을 찾아 나선답니다. 암컷을 발견한 수컷 큰가시고기는 암컷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몸을 비틀거나 물구나무서기를 하기도 해요. 수컷이 마음에 들면 암컷은 수컷이 만들어 놓은 집으로 가지요. 암컷 큰가시고기는 혼자 집에 들어가 알을 낳을 준비를 해요. 암컷은 배 속에 알을 품어서 배가 불룩해져요. 그러면 수컷은 암컷의 꼬리지느러미 밑 부분이나 등 쪽을 툭툭 치면서 알을 낳는 것을 도와주지요. 암컷이 50~100개의 알을 낳고 나오면 수컷은 그 위에 바로 정자를 뿌려요. 암컷은 알을 낳는 동안 힘을 다 쏟아서 죽어 버리기도 한답니다. 암컷 큰가시고기가 알을 낳자마자 죽거나 떠나 버리면, 그때부터 수컷은 혼자 알을 지키기 시작하지요. 호시탐탐 알을 노리는 수많은 적들을 온몸으로 물리치고, 쉬지 않고 가슴지느러미를 부채질하듯 빠르게 움직여 깨끗한 물과 신선한 공기를 집 안으로 넣어 준답니다. 또 집이 허물어지면 계속해서 고치기도 하지요. 수컷은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알을 지키며 보살핀답니다. 이렇게 10일쯤 지나면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지요.
아빠 큰가시고기의 죽음
새끼들이 알에서 나와도 수컷은 집을 떠지 않아요. 갓 깬 새끼들이 집 밖으로 나오면 새끼들을 물어다 안으로 집어넣지요. 알에서 나와 5일쯤 지나면 새끼들은 집을 떠나기 시작하지요. 마지막 한 마리까지 모두 안전하게 떠나보낸 수컷은 너무 지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아요. 그리고 며칠 뒤, 집을 떠났던 새끼들은 죽은 수컷 주위로 모여들어 수컷 큰가시고기의 몸을 먹지요. 이렇게 수컷 큰가시고기는 마지막까지 자기 몸을 새끼들에게 내어 준답니다. 큰가시고기 아빠의 사랑은 무척 지극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 까닭은 알을 낳을 집을 짓는 일부터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안전하게 밖으로 나와 스스로의 힘으로 헤엄칠 때까지의 모든 일을 수컷 혼자 맡아할 뿐만 아니라, 잠시도 쉬지 않고 알과 새끼를 돌보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수컷 큰가시고기는 열심히 알과 새끼를 돌보다 죽는답니다.
큰가시고기의 특징
다 자란 큰가시고기의 몸길이는 7~8센티미터쯤 되고 몸 빛깔은 노란색을 띤 갈색인데, 온몸이 반짝거려요. 큰가시고기의 등지느러미 앞에는 크고 날카로운 세 개의 가시가 우뚝 솟아 있어요. 적이 나타나면 이 가시를 곧추세워 겁을 주고 쫓아내지요. 그래서 이름이 큰가시고기랍니다. 큰가시고기 무리에는 큰가시고기, 가시고기, 두만가시고기, 잔가시고기, 청가시고기 등 여러 종류가 있어요. 이 가시고기들은 가시의 모양과 개수가 다 달라요. 두만가시고기의 경우 8~13개의 가시가 있고, 잔가시고기는 배지느러미에도 가시가 있으며, 청가시고기는 6~10개의 가시가 있답니다. 큰가시고기는 잠자리 애벌레, 지렁이, 플랑크톤 등을 즐겨 먹어요. 위턱과 아래턱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어서 새우와 같은 먹이도 잘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커다란 물속 곤충이나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기도 해요. 물속에는 몸집이 작은 큰가시고기를 노리는 적들이 많거든요. 새끼 큰가시고기는 어른 큰가시고기의 먹이가 되는 곤충들에게조차 종종 공격을 받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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